세 번째 별 The third star |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삼성전자
Samsung Electronics wants to dominate cutting-edge chipmaking
삼성전자는 최첨단 반도체에 승부수를 띄웠다. 메모리 칩과 완성품 사업은 한계가 보인다. 그들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The South Korean dynasty’s third generation is taking on TSMC and Intel. Can it succeed?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21/10/21/samsung-electronics-wants-to-dominate-cutting-edge-chipmaking
삼성전자는 거대 기업이다. 한국의 기술 기업인 이들은 막강한 삼성 재벌의 크라운 주얼(crown jewel)[1]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의 그 어떤 기업보다도 더 많은 스마트폰을 만들며,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가전제품도 만든다. 그들은 전자 기기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장악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면서 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은 20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의 기업 가치를 지닌 애플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도 아니다. 게다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더미를 깔고 앉아 있다.
이제 삼성전자와 그들의 모기업인 “세 개의 별” 삼성은 중요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938년에 창업한 삼성가의 후손인 이재용은 지난 8월 교도소에서 석방되었다. 그는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어 두 차례 복역했다. 그는 지난해 작고한 자신의 부친 고(故) 이건희의 뒤를 이어 마침내 삼성 제국의 지배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승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는 6년 동안 혼수상태였고, 아들인 자신은 뇌물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혐의는 삼성에 대한 그의 지배력을 공고히 해줄 수 있는 계열사 두 곳의 합병에 있어 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벌인 삼성전자의 노력과 연관되어 있었다.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은 회사를 위한 원대한 계획이 있다. 그는 이미 시장을 장악한 메모리와 스마트폰 분야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최첨단 로직 칩(logic chip)[2]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전략 산업들 가운데 하나인 이 분야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어 대만의 TSMC나 미국의 인텔(Intel)과 같은 칩 제조 부문의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
지난 10월 7일, 삼성전자는 2022년에 3나노미터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갖춘 새로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all-around, GAA)[3]” 아키텍처(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로직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2025년부터 2나노미터 크기의 칩을 대량 생산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의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370억 달러 이상의 어마어마한 금액을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미국의 칩 설계사인 엔비디아(Nvidia) 및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Tesla)와 같은 새로운 고객들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재용이 던진 승부수의 결과는 상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은 단지 삼성뿐 아니라 한국에게도 중요하다. 한국은 대통령이 삼성이라는 재벌이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하여 국익에 부합한다는 판단하에 이재용을 가석방했던 바 있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세계의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재용을 아는 지인들은 그가 수줍음이 많고 점잖으며 영리하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목표를 성공시키려면 어느 정도의 무자비함도 끄집어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략적인 도전 과제와 함께 증시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복합 기업체다. 삼성전자는 두 가지의 주요 비즈니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 텔레비전, 가전제품 등을 만드는 “완성품” 부문이다. 두 번째는 삼성의 자체적인 완성품에도 들어가고 애플과 같은 외부의 고객에게도 판매되는 “부품”을 만드는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완성품 비즈니스 부문을 다시 두 가지의 분야로 나누고 있다. 즉, TV 및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을 만드는 분야, 그리고 주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분야이다. 그리고 부품 사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완성품 비즈니스는 성장 동력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재용이 삼성전자를 경영하는 데 있어 가전제품 분야의 우선순위는 TV 부문보다 낮은 최하위라고 한다. 수익률은 낮지만, 그래도 삼성전자의 가치 있는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있어 커다란 역할을 하는 제품군이다. 다음으로 꼽는 것은 휴대기기 사업인데, 이 분야는 2010년대 초반에만 해도 회사가 거두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비록 휴대기기 사업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몇 번이나 사망 선고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폴더블 화면을 가진 휴대전화 신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새로운 낙관론과 함께 계속해서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계층 구조의 맨 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반도체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해 왔다. 그들은 데스크톱 컴퓨터의 임시 저장 장치로 사용되는 디램(DRAM) 반도체에 대해서는 전 세계 시장에서 44퍼센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휴대기기의 영구 저장 장치로 사용되는 낸드(NAND) 메모리는 36퍼센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비즈니스가 매출액에 기여하는 비중은 불과 20퍼센트를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영업 이익에서는 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다른 모든 사업은 메모리 부문의 매력적인 이윤을 위해 잠재적으로 소모품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완제품” 사업이 가격 등의 조건들 때문에 부품 부문과 의견차이가 생긴다면, 부품 비즈니스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의 독특한 생태계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즉, 업계의 경기가 요동치는 와중에서도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혁신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메모리 칩은 성장이 아닌 성숙 단계다
Late-onset memory loss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제조 부문에 아직 많은 생명력이 남아 있다고 여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있어 그 칩들이 산업 전반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UBS 은행의 니콜라 고두와(Nicolas Gaudois)는 메모리 제조 부문에 대해 “오직 한 방향으로만 향할 것이다. 위로.”라고 말한다. 리서치 기업 옴디아(Omdia)는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글로벌 메모리 칩 시장이 두 자릿수 비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데이터 센터들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공급자 측면에서는 인수 합병이 이루어지면서 경기의 요동이 덜한 편이다. 그리고 업계에서는 더 극단적으로 제품의 소형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경쟁 업체들이 더는 예전처럼 쉽게 생산을 강화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기존의 비즈니스 안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의 내부 임원 중에는 메모리 비즈니스가 이미 성장이 끝난 성숙 단계에 있음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일부 투자자들은 메모리칩에 대한 수요가 올해 말로 가면서 줄어들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한 가지 대안은 애플을 따라서 서비스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12년에는 아이폰 매출의 8퍼센트 정도였으나, 지금은 5분의 1 수준까지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 결제나 건강 앱과 같은 몇 가지의 사례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세계를 주름잡는 하드웨어 부문에 비하면 산발적이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우선 전략이 조직의 문화 안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는 이재용의 개성과 경험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전직 임원 한 명은 “그의 기질은 매우 신중하며, 아버지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이런 타고난 보수성은 그가 하버드 경영 대학원을 나온 이후에 처음으로 도전했던 거대한 시도 때문에 더욱 강해진 것일 수도 있다.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0년대 말, 그는 벤처 캐피털 기업인 이삼성(eSamsung)에 투자했다. 그 전직 임원의 말에 의하면, 이후의 거품 붕괴 과정을 지켜본 이재용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회의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삼성은 폐업을 했다.
서비스 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삼성전자와 오랫동안 안정적인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물들에게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다. 2014년, 삼성전자는 밀크 뮤직(Milk Music)이라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사업이 성공적이었음에도 2년 뒤에 폐기되었다. 전직 임원 한 명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하려는 삼성의 노력이 자사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무너트리려는 것으로 생각해서 위협으로 인식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나는 삼성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를 포기했다고 꽤나 확신한다.” 그는 거대한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를 우려한다. 그는 설령 삼성이 다시 한번 그런 분야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이것은 그저 구글을 비롯한 다른 협력 업체들이 협상에서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내게끔 만들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메모리 칩과 로직 칩 모두에 있어서 중요한 수요처이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중국 서부의 도시 시안(西安)에 두 번째 메모리 칩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다른 칩 제조사들은 이 거대한 이웃 나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거대한 구매자일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기술적으로 좀 더 복잡한 디램 칩에 관해선 더욱 그럴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중국의 클라이언트들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고객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복잡한 사정과 리스크는 삼성전자가 소비자 기술 분야의 대기업들(애플과 중국의 샤오미) 및 칩 제조 부문의 경쟁사들(TSMC와 인텔)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는 여러 사업을 결합하다 보니, 회사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conglomerate discount)[5]의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지금도 서울에만 상장되어 있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개별 주식의 수량은 한정되어 있고, 과거에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치솟을 때마다 현지의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매도하곤 했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주식은 코스피 증시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어마어마한 현금은 수익률을 저하하고 있다.
그 결과, 탄탄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식은 선행 주가 순자산 비율(PBR)보다 1배 내지는 1.5배 사이에서 거래돼 왔는데,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보다 한참이나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2018년에는 순이익의 22퍼센트에 머물렀던 배당금을 2020년에는 78퍼센트로 높인 것이 도움이 되었다. 지난 1월까지 2년 사이에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애플의 시가 총액은 거의 세 배가 되었다. 반도체 부문의 밝은 전망과 메모리 칩 부문의 낮은 변동성이 아직 그들의 시가 총액을 키우는 데 반영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2020년 말까지 거의 절반 가까이 급등했던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은 올해 초 이후로 13퍼센트 가량 하락한 반면, 뉴욕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글로벌 칩 제조사들의 시가 총액은 상승세를 보였다.
로직 칩을 향한 논리적 행보
The logical move
최첨단 로직 칩에 대한 이재용의 과감한 행보는 이러한 저조한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비메모리 칩 시장은 5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수익성까지 좋은 이 시장에서 크게 한몫을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이재용은 고객사를 위해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칩이 차지하고 있는 대략 40퍼센트의 시장점유율에 맞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가의 자손인 그에게는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은 2016년에 정점을 찍은 이후로 하락했는데, 당시에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에 탑재되는 A시리즈 프로세서와 관련한 모든 비즈니스를 TSMC로 이전했다. 이러한 충격은 삼성전자의 복합 구조가 주요 고객과의 이해 충돌을 얼마나 쉽게 일으킬 수 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에서 만드는 생산량의 절반은 자사의 완성품 부문으로 넘겨졌으며, 나머지는 외부의 고객들에게 공급되었다. 애플은 자신들과 스마트폰으로 경쟁하는 삼성전자보다는 순수한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선호했다.
야심찬 목표를 향한 이재용의 여정은 몇 년 전에 처음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나 현재까지 더디게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15퍼센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TSMC의 점유율은 50퍼센트가 넘는다. 게다가 TSMC는 향후 3년 동안 신규 생산 시설 확충에 100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칩 분야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퍼센트에 불과하다. 물론 이것조차 없던 2005년에 비하면 상승한 수치이며, 그 외에도 회사는 센서와 같은 곳에 쓰이는 특화된 프로세서도 만들고 있다. 어쨌든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다.
이해충돌의 가능성만이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비록 메모리 부문과 로직 칩 사업은 몇 가지 공통점도 있고 간접비도 일부 겹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메모리 칩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생산량, 그리고 규모의 경제이다. 최고급 로직 프로세서를 만드는 일은 나노 스케일에서 이루어지는 공학 기술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며, 고객들은 점점 더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맞춤형 반도체를 원하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 보자면, 삼성전자는 최첨단 프로세서 분야에서 TSMC보다 최소한 두 세대가량 뒤처져 있다. 공정하게 말해 다른 모든 기업도 그렇다. 그중 일부는 온당한 결말을 맞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중함을 기한다면 오히려 고객들과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다른 기업에서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는 어느 임원의 말에 의하면, 고객들은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주문 발주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임원은 삼성전자가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예상하기보다는 상황에 대응하며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이재용은 분명 삼성전자의 변화를 가속하고 싶을 것이다. 회사는 차세대 로직 칩에서의 위험을 감수하기 위하여 새로운 고급 칩 아키텍처와 같은 자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자본의 지출액 가운데 메모리 칩과 로직 칩에 대한 비중이 각각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CLSA 증권에 의하면, 연구 개발 집약도가 높은 로직 칩에 대해서 더욱 중점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별자리는 확장될 것인가
An expanding constellation
삼성전자는 또한 아시아에 있는 칩 제조시설을 자국으로 다시 들여오고 싶어 하는 미국의 욕구를 달래기 위해서 텍사스에 170억 달러에 달하는 최첨단 로직 칩 제조 시설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물론 현재까지도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520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지원금을 타려는 의도도 있는데, 이 법안은 현재 미국의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그리고 CLSA의 산지브 라나(Sanjeev Rana)는 그들이 구애를 보내고 있는 엔비디아 및 테슬라와 같은 신규 고객들이 삼성전자의 다른 비즈니스 분야와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도체를 둘러싼 복잡한 지정학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칩 설계 및 제조를 둘러싸고 기술 민족주의(technonationalism)가 고조되면서 각국 정부들이 국내 생산과 자국의 우수 업체들을 선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 삼성전자에는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이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대만에 대해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TSMC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 담당 임원의 말에 따르면, 현재 TSMC를 이용하고 있는 많은 기업이 그런 경우를 대비하여 대만의 TSMC에 대한 의존도를 서둘러서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TSMC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경쟁 업체인 삼성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예전에 삼성그룹의 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배터리 분야의 스타트업인 나요볼트(Nyobolt)의 최고상업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인 마크 뉴먼(Mark Newman)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과 기술에 있어서 세계 최대의 복합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환을 가속하는 한 가지 방법은 투자 은행들이 오랫동안 권고해 온 대로 삼성전자를 여러 비즈니스 부문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을 방해하던 잠재적인 이해충 돌의 문제를 제거할 것이다. 한편, 미국에도 상장을 한다면, 코스피 시장과 관련된 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분할이나 다른 나라에 상장하는 일은 모두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이재용은 급진적인 첫 번째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경에 미국의 헤지 펀드이자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진 엘리엇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가 경영권 공격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에게 두 번째 방안에 대하여 설득하려는 시도가 한 차례 있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주주들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최소한의 조치라도 취하라며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한 가지 아이디어로는 잉여 현금 흐름(FCF)을 전부 푸는 것이 있다. 아니면 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회사는 “창업주 일가는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게 한다는 목적에 있어서 다른 모든 주주들과 명백하게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재무 성과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거래이든 대규모여야 할 것이다. 이재용의 성향과 선호도를 고려하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분야에는 그런 도박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의 현금이 쓰일 수 있는 분야로는 칩 제조 부문이 남는다. 잠재적인 인수 대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칩 시장에서 전문성을 가진 네덜란드의 NXP반도체(NXP Semiconductors)가 있다. 이곳의 시장 가치는 500억 달러로 다소 부담스러운 규모지만, 불가능한 조건은 아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경쟁 업체인 TSMC에 맞서서 로직 칩 분야의 스타가 되려면, 이재용에게 힘이 실리는 편이 좋다. 지난해 그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들 일가는 회사가 지배하고 있는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서 이 회사에 대한 최대 지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족 중에서 자신이 이 회사를 경영하는 마지막 일원이 되겠다는 이런 약속은 내부자들이 말하는 기업 지배 구조의 다른 개선사항들과 맞물려서 다수의 재능 있는 임원들이 최고 수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들은 이재용이 그의 부친이 그랬던 것보다는 덜 복잡한 유산을 남겨 주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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