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골공원’. 그 안에는 도시의 매연과 비둘기에 시달려 노쇠한 몸으로 이제는 유리집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늘쌍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거리의 사람들을 묵묵히 건너다보는 ‘백탑(白塔·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있다.
한때 그 주변은 당대의 총명한 젊은 인재들이 모여 학문과 예술을 논하고 나라의 현실을 걱정하던 ‘담론의 산실’이었다.
백탑 인근에 박지원이 머물던 집이 있었다.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1737∼1805)과 초정 박제가(楚定 朴齊家·1750∼1805)는 이곳에서 처음 만났다. 박제가의 나이 18세. 이미 문장가로 이름을 날리던 박지원의 명망을 듣고 흠모하던 박제가가 그의 집을 찾아갔다. 박제가의 재능을 익히 듣고 있었던 박지원은 버선발로 뛰어나왔고 이 둘은 첫눈에 의기투합해 그칠 줄 모르는 이야기 속에 그날 밤을 지샜다. 이 때 박지원의 나이는 31세. 이 무렵 박지원의 집에는 이미 인근의 젊은 인재들이 모여들어 풍류를 즐기며 시대를 논하곤 하던 터였다.
... 그 탑을 배경으로 연암 박지원을 비롯하여 18세기 한양의 진보적인 북학파 지식인들이 이웃해 살면서 ‘백탑파’를 형성하였다. 그들이 당대 차별의 벽을 넘어 우정을 나누고, 조선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던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
이들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어울렸고, 하루도 안 만나고는 배기지 못했다. 박제가는 신혼 첫날밤을 박지원의 집에서 이 무리들과 함께 지새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원은 당대에 정권 핵심에 버티고 있는 권문세가 노론(老論)의 일족이었고, 박제가는 벼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서얼 출신이었다. ...
.... 시대를 논하면서도 문학과 음악을 즐기며 당대 지식인들의 문화를 만들어 갔던 그들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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